이런 일이 참 드문데 오늘은 유독 기분이 우울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이것이 차분함인 줄로만 알았다.
실험실 청소를 하다 보니 이것이 피곤함인 줄 알았다.
밥을 먹다 보니 이것이 긴장감, 귀찮음인 줄 알았다.
오후가 되어 보니 알겠다. 오늘은 몇 달만에 기분이 우울하다.
관악산은 언제나 온도가 늦게 오르고 빠르게 떨어졌다.
겨울이 되면 언제나 높은 하늘을 가릴 만한 낮은 구름이 잠시라도 걸리고
건물 하나하나가 작은 골이 되어 큰 골에서 부는 바람을 곧잘 돌렸다.
군사독재 시절에 지었다는 옛날 건물들은 곧잘 건물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 구멍은 주로 통로였는데 그 사이에 사각으로 자리잡은 공간은 특히 바람이 심했다.
하늘을 자주 보면 오래 산다는데 콧김만 더 잘 보여서 오늘은 마음이 애절하다.
작은 것에도 짜증이 났다.
장학금 받으러 오라더니 너님은 8학기 초과자라서 장학금 수혜 대상이 아니란다.
아니 그럼 초과학기 다니면서 돈 많이 내는 우리한테 돈을 더 줘야지 이것들아.
모르고 살았으면 좋았을걸 괜히 줬다가 뺏어가는 것 같잖아.
난 의외로 성격이 안 좋은 것 같다.
조금만 여력이 없으면 신경질을 낸다. 거꾸로 평소에 지닌 활력이 많다는 얘기도 되겠지만
조금만 피곤하면, 힘들면, 졸리면 신경질이 난다. 친한 사람들일수록 가끔 피해를 본다.
그리고 내일은 결정학 시험
굽네치킨 먹어야지(?) ㅋㅋ
- 2009/11/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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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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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글수 : 0
정민이누나가 아직 기간이 남았다길래 얼른 찾아보고 부탁드렸다. 꼭 평소에는 사고 싶은 음반, 듣고 싶은 노래, 관심 가는 가수가 많았다가도 이럴 때는 바로 생각나지 않는다. 조금 찾아보다 타루 1집과 자미로콰이 베스트를 받았다. 사실 자미로콰이는 워낙 유명해서 어떻든 꽝은 아니겠지 싶어서 넣은 거이고 타루의 노래는 그저 궁금했다. 역시 자미로콰이는 그렇고 그렇다. 딱 듣기 좋다. 타루는 의외로 좋다. 한 번도 들어보지 않고 샀는데도 괜찮다. 전체적으로 살짝 심심한 감은 있다. 조빔 전집을 샀을 때의 기분이 이랬을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트랙이 넘어가도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 멜로디이다. 곡 배치를 빠른곡, 느린곡이 번갈아 나오지 않게 했으면 자칫 지루해질 뻔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앨범을 결국 더 자주 듣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귀가 편안하고 즐겁다.
오늘은 일은 하나도 안 했는데 눈과 귀와 뇌로 소리를 느꼈다. 오래도록 앉아 있어서 뭔가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휴일. 뭐 이런 게 행복이지.
오늘은 일은 하나도 안 했는데 눈과 귀와 뇌로 소리를 느꼈다. 오래도록 앉아 있어서 뭔가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휴일. 뭐 이런 게 행복이지.
- 2009/11/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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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은 실험실에서 하루종일 공사를 하기에 하릴없이 카오스나 했다. 그러다 그러기도 질려 밥때 쯤이었나 잠시 책상에 놓인대로 아무 책이나 잠시 뒤적거려 봤다. 김훈의 책 '현의 노래'가 있더라. 김훈이 딱히 맘에 쏙 드는 작가는 아니지만 한참 민감할 고등학생 때 칼의 노래는 재밌게 읽었고 작년에는 상모형이 남한산성도 사 주셔서 느낌있게 잘 읽었던 터라 읽지는 않았어도 반가웠다. 앞의 두어장을 쉽게 읽어 본다. 역시나 아는 그대로의 글이다. 크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잘 몰입하게 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단어를 전혀 쓰지 않는데도 표현이 멋지다.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분위기상 어느 정도 이득을 보겠지만 대조적이면서도 깔끔한 표현들이 와닿았다. 내용상의 구구한 것을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소리와 쇠를 대조하고 늙고 젊음을 대조하고 나라와 고을, 주인 있음과 주인 없음, 갈라짐과 가지런함 등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뛰어나다. 전작들보다 더욱 적나라하고 참람한 부분도 많지만 그만큼 더 담담하다는 것이 놀랍다. 결국 이 모든 것을 통해 악사 우륵이 소리가 피어나고 지는 것을 알고 그 의미를 담아 하나의 금, 가야금을 완성하며 그로 인해 나라 있는 모든 것을 악기에 담고 악기로부터 진정한 주인 없음을 담아낸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고즈넉한 책의 분위기가 이 짧은 정리로 잘 전달되지는 않을 것 같다.
책 칭찬은 여기까지만 하고, 전작보다 확실히 나아진, 아니 무엇보다 깊어진 솜씨를 보며 나의 글쓰기를 반성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느샌가 나는 작은 것을 생각하고 이것저것 주워다 자세히 새기는 것만을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더욱 글이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쓴 순간에는 아직 팔팔한 맛이 남아 있어서 가끔 재미가 있고 비유가 번뜩일 수는 있지만 이내 별다른 맛이 없어지고 조금 지나 다시 들여다 보아도 조악하고 부끄러운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두어 번인가 블로그를 지웠다가 다시 만들기도 했는데,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럴 생각을 깨끗이 버렸다. 꼭 그처럼 쉬운 단어로 멋진 표현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담담하게 깊으면서도 참람한 이야기를 담아내지 않아도, 생각도 못할 대조적인 상상력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아, 나도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책 내용보다 그 솜씨가 몹시 부럽다. 물론 작가라 할 사람들의 재주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너무 아득한 이야기이고 애초에 내 목표도 되지 않는다.
책 칭찬은 여기까지만 하고, 전작보다 확실히 나아진, 아니 무엇보다 깊어진 솜씨를 보며 나의 글쓰기를 반성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느샌가 나는 작은 것을 생각하고 이것저것 주워다 자세히 새기는 것만을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더욱 글이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쓴 순간에는 아직 팔팔한 맛이 남아 있어서 가끔 재미가 있고 비유가 번뜩일 수는 있지만 이내 별다른 맛이 없어지고 조금 지나 다시 들여다 보아도 조악하고 부끄러운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두어 번인가 블로그를 지웠다가 다시 만들기도 했는데,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럴 생각을 깨끗이 버렸다. 꼭 그처럼 쉬운 단어로 멋진 표현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담담하게 깊으면서도 참람한 이야기를 담아내지 않아도, 생각도 못할 대조적인 상상력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아, 나도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책 내용보다 그 솜씨가 몹시 부럽다. 물론 작가라 할 사람들의 재주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너무 아득한 이야기이고 애초에 내 목표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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